[김종필총리 인준 정국 비상]한나라의총 발언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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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JP총리' 임명동의안을 논의한 2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고함과 박수가 섞인 2시간40분간의 토론끝에 '반대' 를 당론으로 정했다.

참석의원은 전체 1백62명중 1백27명. 토론자 8명중 5명이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명예총재의 전력을 주로 들어 반대했다.

조순 (趙淳) 총재는 인사말에서 "경제위기를 해결할 참신한 인물이 총리가 돼야 한다" 며 반대쪽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음은 발언요지.

▶김종호 (金宗鎬) =이 문제는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충청도 출신이라서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로 위기상황인데 총리 인준안을 동의해주는 게 옳다.

대선결과에 따라 DJP공동정권이 나온 게 아니냐.

▶이부영 (李富榮) =대통령이 연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총리는 경제적 식견이 높고 원기 왕성한 젊은 총리가 나오는 게 옳다.

명분이나 현실적으로 볼 때 JP총리 인준은 납득키 어렵다는 게 시대정신이다.

DJ납치사건때 총리를 지낸 JP와 DJ가 어떻게 콤비가 될 수 있나.

▶김홍신 (金洪信) =총리자리를 대가로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

JP인준 찬성은 이런 범법 (犯法) 행위를 용인하는 것이며, 5.16쿠데타를 아름다운 사건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충청도 출신이라서 그런지 많은 회유가 있지만 우리가 단결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박세직 (朴世直) =국정 유경험자가 정부를 맡으면 잘못을 덜 범하지 않겠나. DJ와의 보완역할도 생각해야 한다.

JP가 총리가 되면 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JP만이 정경유착의 대표적 표본이냐. 당론에 배치된 행동을 하면 해당 (害黨) 행위로 몰겠다는데 그렇다면 당을 떠나는 결과만 초래될 것이다.

▶이신행 (李信行) =정치적 현실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대선에서 이긴 쪽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도와줘야 한다.

국가경영 차원에서 볼 때 민주화를 오래한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나라를 잘못 운영했는데 DJ의 부족한 점을 JP가 보완해야 하지 않느냐.

▶제정구 (諸廷坵) =정치를 오래하면 경륜이 있다고 하는데 현 시점에서 오히려 젊고 참신한 정치인이 필요하다.

DJ정권의 핵심은 도덕성인데 JP는 그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가 선거에 패배했다고 무조건 金당선자측의 입장을 다 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를 지지한 1천만표는 어떻게 대변하는가.

DJP연합은 승인할 수 없다.

▶이신범 (李信範) =JP는 선거때 충청도를 돌아다니며 경상도를 가리켜 '우리를 핫바지로 본다' 며 지역감정을 심화시켰다.

홍준표 (洪準杓) 의원이 국회에서 동화은행 JP비자금을 거론했으나 아직 답변이 없다.

▶김문수 (金文洙) =일부에서 인사문제에 대한 공개 표결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데, 본회의 표결에 앞서 당론을 정하는 과정이므로 표결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김중위 (金重緯) =지도부의 뜻이 무엇인지 들어보자. 당론을 확정하면 이를 반드시 관철시킬 방법이 있느냐.

▶조순 = 인사문제에 대해 표결을 하면 누가 반대하는지, 찬성하는지가 드러나 부담이 된다.

▶이상득 (李相得.총무) =의견을 종합해보니 90% 이상이 인준에 반대하는 것 같다.

표결없이 반대 당론을 채택한다.

채병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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