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년연봉 300만불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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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찬호가 미국진출 5년만에 연봉 1백만달러가 넘는 스타급 선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박찬호는 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1백20만달러의 계약금을 챙기기는 했지만 94~96년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에 머물렀으며 14승8패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불과 27만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70만달러, 내년에는 2백30만달러를 받기로 연봉협상을 맺어 이제는 평균연봉 1백50만달러를 챙기게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의 평균연봉이 1백만달러를 약간 상회하고 있어 이제야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거가 된 셈이다.

박찬호의 올시즌 연봉을 둘러싸고 그동안 예상이 분분했다.

최고 3년간 7백만달러의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결국 2년간 3백만달러로 결정돼 95년 3년간 4백30만달러에 계약한 일본 프로야구 출신 노모 히데오를 앞질렀다.

18일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협상을 매듭짓기까지 다저스 구단과 박찬호측은 큰 의견차이를 보였다.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은 이날 프레드 클레어 다저스 총감독과의 협상에서 2년계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클레어 총감독은 1년계약에 연봉은 50만달러를 제의했다.

"올시즌 성적이 좋으면 내년에는 대폭 인상해주겠다" 고 덧붙였다.

이에 스티브 김은 올해 80만달러, 내년에 2백50만달러 등 모두 3백30만달러를 제안하며 맞섰다.

특히 노모 히데오가 95년 13승을 거둔 뒤 3년간 4백30만달러 계약을 맺었던 점을 지적한 것이 주효했다.

"박찬호가 노모보다 못한 점이 무엇이냐" 고 따지는데 클레어 총감독도 할 말을 잃고 1시간30분만에 협상을 끝냈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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