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미국식 채택 업계·방송사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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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를 끌어오돈 디지털TV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최종 합의되자 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럽식 채택을 주장하며 정부방침에 반대하던 방송사 노조도 일단 불필요한 소모전을 접고 미국식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업계=그동안 미국식 DTV를 생산, 수출해온 가전업계는 정부의 미국식 ATSC-8VSB 전송방식 결정에 대환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발표로 그간 DTV 구입을 망설여오던 소비자들의 우려가 없어지고 방송사들의 HD방송 제작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DTV 보급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디지털TV 시장이 상반기보다 30% 가량 커질 것으로 보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이번 발표를 계기로 세계 최대 DTV 시장인 북미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제니스가 미국식 전송방식의 원천기술특허를 갖고 있는 점을 활용해 내수시장과 미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우 일렉트로닉스도 그간 미뤄왔던 제품 출시를 내달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셋톱박스 업체들도 이번 '미국식'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시청자들이 곧바로 미국식 디지털방식 셋톱박스를 구입할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체들은 당장 올해는 직접수익보다는 관심이 늘어날 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그러나 디지털방송 화질의 우수성이 알려질 내년쯤에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매출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송사노조=그동안 정부의 미국식 전송방식 도입에 크게 반발해온 KBS와 MBC 노조는 일단 불필요한 소모전을 지양하겠다며 유럽식을 더이상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유럽방식이 미국방식에 비해 국민생활의 편익,문화증진, 정보격차의 해소 등에 더 유리한 방식이지만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방송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부가 유럽방식에 기반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미국방식 도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언노련 DTV 특별위원회 박병환 위원장은 "아직도 유럽식이 미국식에 비해 기술이나 성능면에서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가정책의 불필요한 표류를 지양하고 방송서비스 향상을 위해 대의적 차원에서 미국식 전송방식에 합의했다"며 "앞으로 정부의 정책추진에 문제가 없는지 지켜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KBS와 MBC 노조 관계자는 "방송사 노조와 합의를 거쳐 언로련 성명이 발표됐기 때문에 성명내용에 이의가 없다"며 "앞으로는 방송서비스 향상에 모두 힘을 합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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