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혈액 없이 알부민 생산" 효모 이용한 연구 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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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효모에서 알부민이 만들어 질 날이 멀지 않았다.

글로불린과 함께 혈액내 혈청 단백질인 알부민은 호르몬이나 비타민 등을 날라 간손상환자나 허약환자에게는 필수 의약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 응용미생물부 최의성 (崔毅星) 박사는 인간의 몸에서 알부민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분리.조작해 효모에 삽입, 알부민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효모에서 알부민을 생산할 수 있다면 원료인 혈액의 부족문제나 간염.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셈. 현재 폐기된 혈액에서 분리해 만들어지고 있는 알부민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료의 절반을 중국등 제3국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崔교수의 연구는 생체대사조절공학을 활용한 것. 물질대사에 참여하는 유전자의 형질을 바꿔 새로운 구조를 가진 대사물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데 기초하고 있다.

이같은 방법은 ▶동물에게 인간의 알부민 생산 유전자를 주입, 알부민이 함유된 젖을 만들거나 ▶효모와 같은 미생물을 활용하는 두 부류가 있다.

그러나 동물을 이용할 경우 생산양은 많은 대신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아직 이렇다할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실용화는 요원한 실정. 반면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은 현재 효모에 유전자를 삽입하는 단계까지 진전, 2년뒤에는 알부민이 생산돼 임상실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아직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 그래서 崔교수는 빵을 만드는 효모인 싸카로마이세스의 이용에서 한세눌라라고 하는 새로운 효모를 활용해 이를 해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세눌라는 2차대전때 식용효모로 개발도중 효율이 떨어져 포기했던 잊혀진 효모. 崔교수는 "최적의 발효 환경조성과 대량생산기술만 해결되면 감염우려가 없는 경제성있는 알부민이 곧 나오게 될 것" 으로 확신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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