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폐회전야 이모저모…'기획예산처 소관'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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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회기 마지막날인 14일 초읽기에 몰린 국회는 기획예산처 소관문제와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밤늦게까지 여야간의 지루한 막판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당초 오전10시30분으로 예정된 3당 6인회의는 한나라당 의총이 지연되는 바람에 오후1시30분으로 순연 (順延) 됐다.

6인회의 참석자들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오후4시로 잡은 본회의도 제때 열지 못하게 되자 아예 오후1시50분쯤 국회의장실에 회동, 기획예산처 소관문제와 함께 회기연장을 논의. 그러나 한나라당측이 "17일부터 지구당 개편대회에 들어가야 한다" 며 반대, 회기 연장도 무산됐으며 현안에 대한 골깊은 입장 차이만 재확인됐다.

3당 총무.정책위의장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3시30분에 다시 6인회의를 열고 벼랑끝 절충을 재개키로 했으나 한나라당 측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주도한 김영진 (金榮珍) 의원이 대신 참석, 국민회의.자민련측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측은 기획예산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면 위헌소지가 있다는 모법률전문지 기사를 복사, 취재진에게 돌리는 등 막판 여론몰이에 주력. 이에 대해 박상천 (朴相千) 국민회의 총무는 "이미 안기부.감사원 등의 주요기관을 대통령 직속하에 두는 것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재의 판결이 나왔다" 며 "이를 뻔히 알고도 복사물을 돌리는 것은 비상식적 처사" 라고 흥분.

○…이날 오후 이상득 (李相得) 한나라당 총무는 김중권 (金重權)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와 10여분간 통화하며 6인회의 외의 채널을 통한 타협을 시도. 그러나 李총무는 통화후 "金당선자측의 기획예산처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모양" 이라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전략을 최종 점검했다.

이한동 (李漢東) 대표는 "정치협상에는 완승, 완패가 있을 수 없다" 며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중 결론을 내야 한다" 고 말해 현안의 회기내 처리가 우선임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쟁점인 기획예산처문제를 두고 이러저런 절충안이 제시됐으나 비공개 토론에서 다수 의원들은 "기획예산처가 대통령 직속기구가 되면 권력집중이 우려된다" 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3시간의 의총이 끝난 뒤 맹형규 (孟亨奎) 대변인은 "협상대표에게 큰 테두리에서 권한을 위임키로 했다.

대국적 견지에서 협상에 임할 것" 이라고 말해 막판 타결가능성을 시사했다.

남정호·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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