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호랑이 사살 비난여론…위급한 상황아닌데도 죽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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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호랑이해 정월대보름날에 호랑이를 죽여야만 했나. 불길하다.

' 11일 오전 경남진주시판문동 진양호 동물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호랑이를 40여분만에 경찰이 총으로 사살한 사실이 보도되자 PC통신 등에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사육사가 준 먹이를 먹던 호랑이가 5m 높이의 철조망을 뛰쳐나오자 동물원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K - 2소총 5발을 쏘아 죽였던 것. 시민들은 "새끼를 낳은지 이틀밖에 안된 호랑이를 무자비하게 죽였다" 며 동물원측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동물사육사는 "설사 우리에서 도망친 맹수라 해도 시민들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는 등의 위기상황이 아닌 한 마취총으로 생포하는 것이 상식" 이라고 전했다.

사살하기 전, 동물원측의 연락을 받은 경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의 李병석 (36) 사육사가 마취총을 갖고 오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물원측은 "높이가 3m밖에 안되는 외곽담장을 탈출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부득불 사살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진주 = 김상진·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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