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5만원어치 팔아야 1444원 남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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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호 06면

8일 오전까지 천호대로 일대 10여 곳의 주유소가 내건 휘발유값은 L당 1478원이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 주유소는 과연 얼마나 남을까. 정유사가 주유소 측에 공급하는 가격은 지난주 평균 1408.42원이었다. 서울 도심이나 강남 주유소에서는 여기에 200~300원가량 마진을 붙인다. 1478원에 판다면 산술적으로 마진은 69.58원이다. 여기서 신용카드 수수료로 22.17원(1.5%)을 떼 주고 나면 47.41원이 남는다. 종합소득세(10%)까지 내고 나면 실제 마진은 42.67원이 된다.

휘발유 5만원어치를 주유했을 때 실제 마진이 1444원가량 되는 셈이다. 이 돈으로 주유소는 전기·수도·조명 요금과 월급, 임대료 등을 충당해야 한다. 전형적인 박리다매 영업 구조다. 그래서 장안동의 한 주유소 소장은 “주유할 때마다 저금통에 100원을 넣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과연 ‘값싼 기름’을 믿을 수 있을까. 이곳 관계자들은 “품질은 이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와 석유품질관리원에서 월 2회씩 품질·정량 검사를 하기 때문이란다. 한 사장은 “워낙 저가 상품에 대한 의심이 많다 보니 본사에서조차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더욱 꼼꼼하게 품질 검사를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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