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狂 알베르 모나코 왕자…올림픽 3차례 출전 "나가노는 고별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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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왕이 되는 봅슬레이 선수' . 위험하기 그지없는 봅슬레이 선수로 올림픽에 세차례 출전, 무수한 화제를 뿌렸던 모나코의 알베르 (40) 왕자가 나가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알베르 왕자는 84년 스위스에서 처음 본 봅슬레이에 반해 직접 팀을 창단, 88년 캘거리올림픽 때부터 모나코 국가대표팀의 조정수로 뛰었다.

아버지인 레이니에왕의 극구 반대도 소용없었다.

알베르 왕자는 12년 경력동안 봅슬레이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는 그동안 2인승과 4인승에 모두 참가해 각각 40위권, 30위권대에 머물렀다.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차도 있었으나 바쁜 국정업무에 쫓겨 밤시간을 쪼개서야 훈련을 하는 등 말못할 고충도 있었다.

알베르 왕자는 이번 대회에선 2인승을 포기하고 4인승에만 출전한다.

“나이를 생각하면 2명이 타는 것보다 4명이 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는 것. 예상성적도 상향조정해 20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와 같은 썰매를 타는 팀메이트들은 “나이든 알베르 때문에 종종 스타트를 망친다” 고 불평한다.

그러나 캐나다의 봅슬레이 선수 크리스 로리는 “왕자라는 신분을 제외하더라도 그 나이에 위험한 봅슬레이를 타는 것만으로도 그를 존경해야 할 것” 이라고 말한다.

알베르 왕자는 은퇴 이후에도 봅슬레이에 대한 애정만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왕자가 은퇴하면 모나코 봅슬레이팀은 자동적으로 사라질 것” 이라는 비아냥거림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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