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의료정보들 '부실증세'…틀린 내용·선전, 일부 여과없이 게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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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건강관련 궁금증을 쉽게 알 수 있는 수단 중의 하나가 PC통신. 하이텔과 천리안등 국내 PC통신회사에 개설된 건강게시판을 이용할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한의사 회원들의 답변을 무료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PC통신에 게재되는 의학정보는 편리한만큼 문제도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보가 여과없이 게재된다는 것. 청주에 계란.매실을 섞어 먹는 것이 뇌졸중에 특효라는 자신의 경험담에서부터 논문을 곁들인 건강보조용구회사의 선전용 문구까지 다양한 내용이 선보인다.

천리안 치과의사와 한의사동호회 운영을 맡고 있는 치과의사 양진용씨는 “의료인이 운영을 맡고 있는 동호회는 근거없는 답변이나 광고성 발언에 대해 삭제하는등 관리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상업성 위주의 다이어트나 식이요법, 흥미위주의 성의학 관련 프로그램은 통제가 어렵다” 고 설명했다.

일부 병의원들의 노골적인 홍보도 문제다.

천리안 척추디스크의학정보를 개설한 W병원의 경우 공지사항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장남 김홍일의원이 자신의 병원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목 인대비후증 레이저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는 내용까지 일일이 게재하고 있다.

실속없는 유료의학정보도 개선되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나우누리에 개설된 온라인 건강체크의 경우 진단결과를 보기 위해선 2천원의 비용을 지불해야하지만 막상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판정결과를 보면 별 내용이 없다.

'심장이 두근거립니까' 에 '예' 라고 답변하면 '심장이 나쁘니까 조심해야한다' 는 식의 답변을 듣는 것이 고작이다.

게다가 최종답변을 얻기까지 3백문항이나 되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야하므로 이용자들 사이엔 이 프로그램이 통신이용료를 올리기 위한 편법이란 비난까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의학정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전담운영직원을 따로 두는등 다른 통신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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