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광고는 세계화 첨병산업 새정부 진흥정책 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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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금 기업이나 노동계, 정부는 물론 소비주체인 국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처한 IMF 경제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며 한시바삐 시행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조직개편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강조되고 진흥돼야 할 부문을 축소.폐지하는 형태로 나타나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월26일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에서 발표한 개편안 가운데 '광고진흥기능은 폐지한다' 는 내용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광고계로서는 오히려 올해 기필코 광고산업진흥법이 제정돼 정부의 광고진흥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광고는 기업 경제활동의 핵심요소이며 지구촌 무한경쟁시대에 국가.기업간 경쟁력 우열을 가름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또한 국민의 소비생활과 대중문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구나 건전한 언론기관의 유지.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재원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광고산업은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으나 아직은 유치단계라 그 진흥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각별히 요청되고 있는 터였다.

따라서 21세기의 선도산업인 광고산업에 대한 정부의 진흥정책은 우리나라 경제.사회.정치.문화발전을 위해 그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선진국의 주요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자국의 광고회사들을 앞세워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볼때 우리나라도 우리의 광고회사들을 통해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하며, 광고산업은 그 첨병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또한 완전개방된 우리의 광고시장에는 이미 세계 주요국가의 광고회사들이 진출해 국내 광고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리 광고회사들의 국제경쟁력 제고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광고산업은 1987년 광고과 (課)가 정부의 행정조직에 설치되면서 정부가 진흥해야할 하나의 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90년 광고산업 정책을 담당할 국 단위의 행정조직이 설치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광고산업은 90년대 들어 매년 20%내외의 초고속성장을 이룩하게 되었고, 광고산업이 하나의 독립업종으로 다뤄지게 되었다.

그리고 광고시장개방에 따른 대처방안 모색과 광고의 과학화.전문화 추진, 광고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성 제고, 광고전문인력 양성 등 정부의 광고진흥정책을 기반으로 한국 광고산업은 96년 총광고비 규모 5조6천1백55억원으로 세계6위 수준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지구촌 무한경쟁시대에 광고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한국광고산업의 세계화수준 확보가 경제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광고진흥정책이 정부에 의해 진작돼야 한다.

그 실천방안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안에 광고진흥기능을 존속, 강화하는 일임을 감히 강조하는 바다.

이대룡 〈중앙대교수·한국광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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