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달러빚 '눈덩이'…이달초까지 원리금 252억원 더 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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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달러및 엔화로 결제하는 서울시 외채의 원리금이 올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나 시가 울상이다.

외채의 달러 액면가는 도입 당시와 똑같으나 국제통화기금 (IMF) 여파로 원화 환산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져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외국빚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엄청나게 무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총부채 5조7천억원 (97년말기준)가운데 25%가 넘는 외채 (1조5천억원)에 대한 초과지출액이 올들어 이달초까지 무려 2백52억원에 달했다.

이중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지하철공사를 위해 78~94년 연차적으로 빌려 아직 갚지 않은 1억5천2백만달러의 원리금. 시는 균등 분할상환 조건으로 들여온 이 돈의 1월분 원리금으로 당초 예산 (2백58억여원) 보다 2백억원이 늘어난 4백58억원을 갚았다.

올 예산을 짜면서 환율을 달러당 1천1백원으로 추산했으나 실제로는 1천6백원선까지 치솟아 1달러에 5백원씩 추가로 지출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원금과 이자를 메우기 위해 매월 나눠 상환토록 편성된 예산을 미리 당겨쓰고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94년 뉴욕증시에서 발행한 3억달러의 양키본드도 원금 일시불 전액상환 (2004년)에 앞서 연2회 나눠 갚게야 하는 이자 (2천3백62만달러) 부담도 커졌다.

시는 최근 예상액 (1백29억원) 보다 52억원을 더 지불했다.

달러당 8백60원이던 지난해8월에 비하면 무려 75억여원의 추가 손실이 생긴 셈이다.

지하철건설본부가 지난해9월까지 도입했던 일본해외경제협력기금 (OECF) 공공차관 5백91억엔의 올상반기분 원리금 (15억9천만엔) 상환도 4월로 임박해 수억원의 초과지출이 예상된다.

이같은 외채원리금 상환액 급증으로 2기 지하철건설 공기가 늦춰지는등 차질이 빚어지자 시는 공채 매출재원전액 (4천9백억원) 을 빚갚는데 끌어쓰기로 하는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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