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트 나이스 IMF 실무단장 발언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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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은 엄청난 위기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이 위기는 IMF가 알고 있던 남미식의 방만한 재정 운용과 인플레 현상의 심화에 의한 전통적인 외환위기와는 전혀 다른 유형이다.

한국 위기의 근본 요인은 금융과 기업 부문의 취약성이 누적된데 있다.

한국 금융기관은 대출을 해줄 때 수익성 보다는 정부나 정권의 영향을 받았고 금융기관의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도 단기자금으로 과잉투자를 일삼았다.

이같은 취약한 경제구조와 해외 단기차입금에 지나치게 의존한 외채구조가 맞물려 결국 폭발하듯이 문제가 드러났다.

따라서 IMF가 한국에 왔을 때 상황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웠다.

(남미식의) 전통적인 외환위기는 긴축재정과 고금리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한국에선 일단 외환보유고를 시급히 확충하는 것은 물론 금융과 기업 부문의 개혁에도 초점을 맞춰야 했다.

IMF가 '전통적 방법' 을 강요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도 이 새로운 문제에 적응하고 융통성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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