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석 두후보 "실물경제 알까" 우려 목소리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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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 정부의 경제수석 후보에 대한 관가나 재계의 첫 반응은 '의외' 라는 반응이다.

일찍이 金당선자 주변에서 경제자문 역할을 맡아오기는 했지만 이들이 '경제수석이란 자리' 에 후보로 오를지는 몰랐다는 분위기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경제학자. 서울대 상대를 수석졸업한 그는 69년 한국은행에 '무시험' 입행했다.

그러나 대학시절 통혁당 (統革黨) 사건 연루 문제로 두달만에 입행이 취소되는 등 사회 첫걸음을 순탄치 않게 시작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났던 金교수는 귀국 이후 성균관대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언론기고나 경실련 (經實聯) 활동 등을 통해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여왔다.

DJ와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자' 라는 동지의식으로 연결돼 92년 대선 때부터 참여해왔으며, 이번 대선 승리 후에는 경제관련분야에서 5, 6공출신 등의 기용을 저지하는 데도 일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金교수는 무엇보다 '경제정의' 를 강조, 금융실명제와 재벌개혁 등에 대해 급진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선 교수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78년 한국개발연구원 (KDI) 연구위원으로 귀국했다.

88년부터는 경희대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89년부터 자원경제학회장을 맡는 등 주로 에너지 자원분야에서 전공을 살려왔다.

DJ진영에는 92년 대선 때부터 자문교수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대체로 인간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받는다.

한편 현재 미 위스콘신대학에서 공부중인 李교수의 아들 (20세) 이 '2중국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출생, 자동적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데 국적 선택연령 (18세) 을 넘긴 지금도 '2중국적' 상태라는 것. 이러한 두 후보에 대해 '의외' 라는 목소리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실물경제' 에 대한 경험부족 때문이다.

한마디로 불안하다는 얘기다.

이 불안감은 경제수석이라는 자리의 기능이나 위상에서 비롯된다.

경제수석은 공식직함은 대통령의 '비서' 지만 실제로는 경제부처간에 발생하는 이해나 기능.정책상의 갈등을 조정, 대통령에게 올바른 판단을 내릴 근거와 조언을 제공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자리다.

그만큼 행정부와 실물경제의 흐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학계와 재계.관계는 '판' 이 다르며 그런 점에서 '때묻지 않은 이력' 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의 고위간부는 "실물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는 인사를 중용해 실패한 경험을 여러번 봤다" 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경제부처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오히려 관료들에게 끌려다닐 수도 있다" 며 두 후보의 '아마추어리즘' 을 우려했다.

손병수·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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