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조달 '파란불'…뉴욕협상후 단기채 만기연장률 90% 웃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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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9일 뉴욕 외채협상 타결이후 국내 외환수급 사정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단기외채 만기연장 (롤 오버) 비율이 하루 평균 90%이상으로 높아졌고, 이들 금융기관의 신규 외화조달길도 열려 지난달중 모두 6억달러 가까운 외화를 새로 빌려왔다.

윤여봉 (尹汝奉) 한국은행 외환기획과장은 "현재 단기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며 "다만 외환시장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으로 내다봤다.

5일 한은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외환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난달중 미국 시티은행 등으로부터 5억7천만달러를 신규로 빌린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하루에 3천만~4천만달러씩 조달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월중 유럽계 은행 등으로부터 연 11%의 비교적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모두 7천만달러를 새로 빌렸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의 신규 외화차입 가운데 일부는 외국 전주 (錢主)가 국내 특정 금융기관에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아 다시 빌려준 것도 포함돼 있지만 지난해말까지 생각도 못했던 신규차입이 다시 재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차입 길이 열리자 국내 금융기관들은 그간 한은으로부터 빌렸던 약 5억달러의 외화자금을 1월중에 자진 상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7대 시중은행의 롤 오버 비율은 지난해 12월에는 평균 30%선에 불과했으나 이달들어서는 하루 평균 93%선으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 3일에는 1백%를 기록했다.

이들 은행이 만기연장을 받을 때 적용받는 금리도 1월 중순까지는 리보 (런던은행간금리.연 5.8%선)에다 5%선을 더한 수준이었으나 같은달 19일 이후에는 리보금리에다 3.7%를 더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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