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돕는 지체장애 공무원 배형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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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가 받는 월급도 국민이 내는 세금 아닙니까. 절약하고 남는 것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마땅하지요. 적은 금액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애인으로 박봉의 공무원 월급을 쪼개 장애인.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돕는 지체장애 공무원 배형원 (裵馨源.36.군산시선양동사무소 사회복지전문요원) 씨. 생후 8개월 때 소아마비를 앓아 3급 지체장애자인 裵씨는 지난 91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7년동안 매월 월급 가운데 20만~30만원을 꼬박꼬박 떼어 내 불우이웃 돕기에 쓰고 있다.

소년소녀가장.독거노인.장애인 등 4~5명에게 쌀과 각종 생필품을 구입해주며 지금까지 裵씨의 도움을 받은 불우이웃은 1백명이 넘는다.

裵씨는 지난해 10월엔 그동안 저축을 한 돈의 일부인 1백여만원을 들여 장애인 7명에게 15만원 상당의 휠체어를 사 주었다.

그는 지난 87년 원광대 국문과 졸업 후 2년여간 직장을 얻으려고 노력했으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해 결국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공무원이 됐다.

裵씨의 담당업무는 소년소녀가장 등을 사회독지가와 자매결연해 주는 것. 월급 1백여만원 가운데 13평짜리 단칸방 월세로 7만7천원을 내고 생활하면서도 매달 35만원을 저축하는 자린고비 생활을 하고 있다.

裵씨는 "박봉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일은 근검절약을 하는 아내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며 부인 (35)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군산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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