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독립운동사 자료실 운영하는 이명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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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묻혀 있던 독립투사들이 햇빛을 볼 때마다 선열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것같아 몹시 기쁩니다.

국난의 위기를 맞으면서 독립정신의 재평가가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도광명시의 조그만 빌라에 독립운동사 자료실 (686 - 6652) 을 열고 지난 15년동안 유가족들에게 2천여명의 독립투사 관련 자료를 찾아준 李明浩 (71) 씨. 李씨는 최근 당뇨병에 시달리면서도 3천여권이 넘는 독립운동 관련 자료속에 파묻혀 지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거의 매일 찾아옵니다.

참고문헌.일제시대 신문.재판기록 등 항일운동 기록을 찾기 위해서지요. 그들이 원하는 갖가지 자료를 찾아주고 또 제가 찾아낸 자료를 근거로 그분들이 정부포상을 받게 되면 힘이 용솟음칩니다.”

李씨는 자신에게서 자료를 구하지 못한다면 국내 어떤 곳에서도 더 이상의 자료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관련서적 외에 국내외로부터 수집한 희귀서류들을 갖추고 있다.

또 일제시대 기록을 그대로 찍어낸 영인본의 일본어 간행물들도 구입해 놓았다.

“가장 마음이 아플 때는 정황이 확실한 항일운동가의 결정적 증빙자료를 찾을 수 없을 때입니다.

심지어 항일운동으로 불구자가 된 분인데도 자료가 불충분해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요.” 올해는 정부수립 50주년이고 또 내년이면 3.1운동 8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만큼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자료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60, 70년대 잡지사 기자생활을 했던 李씨는 83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자료를 수집.정리해 왔고, 앞으로도 힘 닿는데까지 이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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