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접속]자민련, 전원반대 행정개혁안 만장일치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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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백% 반대, 만장일치 통과' 라는 희한한 결정이 4일 자민련에서 있었다.

이날 자민련 당무회의가 정부조직개편심의위의 행정개혁안을 심의한 결과다.

당무위원 57명중 35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10여명 발언자 전원이 정부개편안에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회의를 주재한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공동정권의 균열이나 상처를 바라는 세력들이 많다는 점을 엄중 인식해야 하고 그런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서도 안된다" 며 "여러분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원안대로 통과시켜주기 바란다" 고 주문했다.

결국 표결없이 당론으로 추인됐고 지대섭 (池大燮) 의원은 희한한 결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자민련 당무회의의 반발은 차기 공동정권의 파트너가 제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결론이야 어떻든 반대의 강도가 아주 높았던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원범 (李元範) 의원은 "인사와 예산권을 대통령이 모두 거머쥐는 개편안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며 "우리 헌정사가 경험한 것처럼 과도한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됨에 따라 독선과 독재가 되풀이됐다" 고 말했다.

朴총재는 회의 내내 당무위원들을 달래기에 바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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