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리는 외국인 기업사냥]어떤 기업을 노리나…자본금 1억불규모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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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외국인들의 투자대상이 될 국내 기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본금 5천만~1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10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도 극비에 매각 또는 인수.합병 (M&A)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들은 기업이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는 시장 독과점업체나 소비자 금융부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정보통신.제약.원자재 공급업종.식품.유통.소비자금융 등이 포함돼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자동차.전자.조선 등은 대주주가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지분을 갖고 있어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쉽지않을 것이지만 은행.유통.제약업 등은 가장 관심있는 적대적 M&A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업종의 경우 국내 시장규모가 세계 10대 시장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지만 전체 제약업체의 80%이상이 자본금 2백억원 미만인데다 대주주 지분도 30%미만이라 집중적인 M&A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재정상태가 좋고 사업전망이 밝은 국내 블루칩 (우량기업) 들에 대한 외국인 기업의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미 타이거 펀드가 집중 공략한 SK텔레콤이 한 예. 한편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50억원 미만의 비용으로 전체 주식의 절반 이상을 매입할 수 있는 기업만도 86개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현재 외국인 주주의 총지분이 국내 최대주주 지분보다 높은 기업은 7백76개 상장회사 가운데 SK텔레콤.삼성전자.대우통신.LG전선 등 30개사에 달하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 1인이 5%이상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미국의 오크마크 인터내셔널 (태영.6.89%).팔루사인베스트먼트 (대우통신.9.03%) 등 17개 법인으로 조사됐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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