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외로운 슈터 문경은…가드지원 약해 고군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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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안됐어요. 지금 컨디션 같으면 경기당 40득점도 가능한 친구인데….” 1일 벌어진 삼성 - 나산전을 지켜보던 기아의 허재는 삼성 주포 문경은 (27) 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최고의 슛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동료의 도움을 받지못해 고군분투하는 문이 안쓰럽다는 얘기였다.

스크린에 능한 센터나 어시스트 능력을 갖춘 가드의 지원이 따를 경우 올시즌 문경은을 당할 슛쟁이가 없다는 것이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어본 허재의 판단. 허재의 지적처럼 올시즌 내내 문경은은 단기필마로 적진을 누벼왔다.

삼성의 경기에서 문의 플레이를 살리기 위한 전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문은 득점에서 경기당 25.41을 올려 국내선수 가운데 1위, 3점슛은 경기당 3.34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상대팀 주력 수비수의 마크를 받으며 기록한 성적이다.

문경은의 활약엔 전문가들도 놀란다.

올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받아먹을 줄만 아는 반쪽짜리 슈터' 로 낙인찍혔던 문이 프로농구 최강의 '자주포' 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의 장기는 다른 슈터보다 한뼘 이상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장거리슛. 여기에 빠른 드라이브 인과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공격을 곁들여 아무리 틀어막아도 한경기 20점대는 보증수표다.

문경은의 분전도 보람없이 삼성은 2일 현재 12승20패로 9위에 처져 있다.

플레이오프에 오르려면 남은 1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므로 사실상 포기상태. 이런 가운데 더욱 돋보이는 것은 문의 성숙한 태도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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