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기준 엄격해진다…무보증회사채 발행 크게 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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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신용정보㈜가 2일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 기준을 강화해 적용키로 발표해 국내 신용평가의 신뢰도와 투명성 제고와 관련, 주목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신용평가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적정등급의 4개 필요조건을 국내 최초로 설정하고 앞으로 이를 토대로 신용평가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투자적정등급 (BBB이상) 의 평가를 받기위해서는 자기자본비율.현금흐름.경제적부가가치 (EVA).고정장기적합율등 4개 재무지표중 1개 지표는 기준치 이상을 맞춰야하며, 최고등급 (AAA) 을 받으려면 이들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지난 96년말 현재 이들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은 포철이 유일해 ▶자기자본비율 30%이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플러스 ▶자본의 기회비용을 나타내는 경제적부가가치 플러스 ▶자금의 기간배분이 적절한지를 나타내는 고정장기적합율 1백%이하 등의 기준을 갖추고 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현재 66개사에 불과한 BBB등급 이상 무보증회사채 발행 기업수가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한신평은 또 지금까지 무보증회사채와 기업어음 (CP)에 대해서만 의무적으로 실시하던 신용평가 대상도 보증사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그룹별 신용도까지 평가되는데 상호출자.우회출자.지급보증 등으로 실질적 동일계열로 판단되는 모든 기업을 포괄하고, '그룹실링제' 를 적용해 그룹 계열사는 전체 그룹의 신용도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한신평 송태준 사장은 "그동안 신용평가등급 인플레가 있었던 게 사실" 이라며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나 무디스의 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고 말했다.

한국신용정보도 이날 계열 신용도평가제도를 도입, 시행키로 하는 등 기업평가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객관적 기준에 의해 투명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주식투자자들이 이를 근거로 투자대상기업을 선정하는 등 신용회복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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