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업계 개발신탁 수주 기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이제 개발사업은 노 탱큐 (No Thank You)' 그동안 경기불황속에서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온 부동산신탁업계가 고객들이 의뢰한 개발신탁 수주를 기피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이후 금융권 차입금리가 종전 연13~15%선에서 30%선까지 치솟고 있고 대출마저 여의치 않아 개발을 위한 자금마련이 어렵기 때문. 특히 경기가 극도로 나빠지면서 신탁사가 분양한 부동산이 제대로 안팔려 채산성을 맞출 수 없는 것도 일감 기피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분양에 자신이 없거나 돈이 없는 지주들은 알아서 일을 처리하고 개발이익까지 보장해주는 신탁사를 많이 찾았고 특히 IMF체제이후에는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였다.

신탁사 입장에서도 개발을 대행해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최근들어 분양성 악화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사업성이 높은 특별한 사업외에는 대부분 거절하는 입장이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자투리땅을 개발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짓는 개발사업은 가급적 피하고 주로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 사업만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말이후 11건의 개발신탁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는 지난해초부터 협의해온 기존 사업이고 새로 수주한 일감은 한건도 없다.

한국부동산신탁도 IMF구제금융이 신청된 지난해 11월말이후 현재까지 개발자금을 빌려야 하는 개발신탁사업은 한건도 수주하지 않고 있다.

손용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