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대란' 가계고통 악화…설탕·밀가루·사료등 1년새 80∼90%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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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요 생필품 및 휘발유 등의 가격 인상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제조업체들은 원자재값 안정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때문에 수입단가가 뛰는 바람에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은 업체들이 환율을 빌미로 지나치게 값을 올려 서민생활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하며 물가당국의 단속 강화 및 물가안정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

품목별 현황과 전망을 집중 점검한다.

◇ 설탕 = 최근 2개월여동안 3차에 걸쳐 약 70%가 올랐지만 아직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분하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말 설탕 출고가를 11.8% 올린데 이어 12월 중순 28.5%, 올 1월 중순 17.3%를 각각 인상했다.

15㎏짜리 한부대 값이 11월 9천7백97원에서 현재 1만6천5백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최종 인상때 적용한 환율은 달러당 1천4백원으로 아직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삼양사 우종민 (禹鍾敏) 부장은 "설탕은 생산원가에서 원료 (원당)가 차지하는 비중이 73.2%에 달해 환율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며 "10% 안팎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 밀가루 = 지난해말 두차례에 걸쳐 모두 50%나 올렸지만 아직 달러당 1천2백원까지 밖에 반영하지 못해 다시 값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밀가루 값을 12.2% 인상할 때 1천원을 기준 삼았다가 12월 다시 34% 올릴 때 1천2백원을 반영했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1천4백원선에 맞는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 고 밝혔다.

◇ 라면 = 밀가루 값 상승에 따른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

농심은 지난해 12월말 신라면 값을 3백50원에서 4백원으로 올렸고, 이달부터 다시 4백50원으로 올렸다.

이때 적용한 환율이 1천4백원이라는 것. 농심 관계자는 "제조원가중 가장 비중이 큰 밀가루 값이 오를 경우 라면 가격을 재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 과자 = 가격 조정이 다른 제품에 비해 더딘 편이라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

롯데제과는 지난달말 껌.비스킷 등 과자 가격을 8~25% 올렸는데, 이때의 기준환율은 달러당 1천2백원. 동양제과도 초코파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아직 값을 안올렸고 다른 대부분 업체도 마찬가지라 금명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

◇ 사료 = 지난해 12월 두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는데, 2차 인상때 적용한 환율은 1천4백원. 사료업체들은 10% 이내의 추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물량의 30% 이상을 소화하는 농협이 축산농가 보호를 이유로 강력하게 막고 있다.

이종태·고윤희·이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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