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외무장관 "해상충돌땐 일본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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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26일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신정부 출범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일본이 한.일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매우 비우호적인 처사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김태지 (金太智) 주한 (駐韓) 일본대사로부터 어업협정과 관련한 경위와 대책을 보고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반기문 (潘基文)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 단호하고 원칙적인 입장에서 일본과의 교섭에 임해야 할 것" 이라고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다만 이 문제로 한.일관계 전반이 손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덧붙였다.

유종하 (柳宗夏) 외무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무위에 참석, "우리측의 조업자율규제 철폐는 일본측이 취한 일방적인 어업협정파기에 따른 것" 이라며 "따라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한일간 해상충돌은 일본이 책임져야 한다" 고 지적했다.

통외위에서 몇몇 위원들은 협정파기문제를 군대위안부 배상,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반대 등과 연계시키자고 주장했다.

柳장관은 "협상타결이 임박한 마당에 일본이 자국의 정치적 고려와 한국의 어려운 현실을 틈타 일방적으로 협정종료를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외교적으로 볼 때 어업문제는 어업의 범위에서 처리하는 것이 옳다" 고 밝혔다.

이상일·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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