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공사비 폭등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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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건립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축구협회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던 서울마포구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이 우여곡절 끝에 '짓기로' 최종 확정됐다.

진통을 겪어야 했던 까닭은 순전히 '돈' 문제 때문. IMF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축구협회가 3백억원 부담에 난색을 표함에 따라 경기장 건립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2일 열린 월드컵 조직위 집행위원회에서 정몽준 (鄭夢準) 축구협회장이 당초 약속 금액보다 50억원이 적은 2백50억원을 내기로 결정함으로써 극적인 타결을 보게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월중순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3월에 기본설계에 들어가, 내년 3월께 착공할 계획이다.

시는 당초 다목적 종합경기장으로 지으려던 방침을 바꿔 4만여평의 부지에 6만5천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으로 짓기로 했다.

지붕형태는 귀빈석과 언론 보도석의 경우 1백% 가려지도록 하되 일반 관람석은 60% 가량 지붕을 덮기로 했다.

또 부지를 지난해 발표했던 시 양묘장 자리에서 지하철6호선 성산역 인근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는 당초 부지에 쓰레기가 다량 매립돼 있어 지반침하 우려와 공사비 폭등이라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장 건립을 책임진 서울시는 환율 및 건자재 값 폭등으로 2천억원으로 책정된 건립비용이 훨씬 더 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변 도로망 정비 등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2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철훈 (秦哲薰) 서울시 신청사기획단장은 "통상 수입자재를 사용하던 실내 인테리어와 전광판 등 모든 기자재를 국산품으로 사용해 2천억원 이상이 들지않도록 할 것" 이라며 "주변 편의시설과 판매시설 등은 경기장 주변 시유지를 매각한 뒤 민자를 유치해 지을 계획" 이라고 밝혔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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