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엔 소화기 세례…상이군경회, 격렬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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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6일 큰 봉변을 당했다. 이날 오후 민노당사에 군복 차림의 대한상이군경회 회원 3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지난 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의 민주화 기여를 인정한 데 대해 민노당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거세게 항의했다. 민노당은 당시 부대변인을 통해 "독재정권에 대항한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민주화 운동 인정은 뒤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구두논평을 낸 바 있다.

이들은 "간첩을 잡은 나는 반역자냐" "대표가 나와서 사과하라"며 화분 등 사무실 내 일부 집기를 부쉈다. 또 한 회원은 소화기를 집어들어 사무실 안에 허연 분말을 뿜어댔다. 일부 당직자는 폭행도 당했다. 이 때문에 당사로 돌아오던 김혜경 당 대표는 건물 밖으로 몸을 피했다.

이에 김창현 사무총장이 "의문사위 결정에 대한 당의 입장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 곧 입장을 정리해 상이군경회에 공문을 보내겠다"며 이들을 겨우 달래 돌려보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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