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펀드 '중국 쇼크'에 강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 인한 '차이나 쇼크' 이후 해외 펀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대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브릭스(BRICs) 펀드의 수익률은 급락한 반면 유럽.일본.미국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는 비교적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일 기준으로 유럽 펀드는 0.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펀드도 비교적 수익률이 양호했다.

반면 인도 펀드가 무려 15%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과 남미.유럽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하락폭이 컸다. 이는 차이나 쇼크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과 고유가 등 3대 악재를 거치면서 브릭스 등 신흥시장의 주가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HSBC 인도주식형 펀드는 최근 3개월 새 15.6% 하락했으며 슈로더의 이머징 유럽펀드도 1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주식형 펀드도 10%가량 하락하며, 브릭스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비교적 안전한 투자로 인식됐던 채권형 해외펀드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해 유럽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의 채권형 펀드는 같은 기간 1.28%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호황으로 금리를 올려야 했던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경기 침체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진 덕분에 채권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펀드는 변동성이 작아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 브릭스 펀드는 수익률 변동 위험은 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코리아 변귀영 과장은 "3개월 수익률만 가지고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긴 이르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3년 이상 장기적인 투자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식형 해외펀드의 1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인도(65.7%).중국(35.5%).남미 신흥시장(35%)의 수익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일본(57.4%)과 유럽(29.7%).미국(19.4%) 등 선진국 투자펀드의 실적도 좋다.

씨티은행 최성국 투자상품사업부장은 "국내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만큼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지역별로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보수적인 은행 고객에게는 변동성이 큰 브릭스 펀드보다 선진국, 특히 일본 펀드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경호.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