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CEO 2명중 1명, 10년간 여름 휴가 반도 못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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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여름휴가를 절반도 못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현대경영이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대기업 CEO 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15명이 '지난 10년 동안 여름휴가를 다녀 온 것이 다섯번도 채 안 됐다'고 답했다.

매년 다녀 온 사람은 6명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CEO들의 지난 10년간 평균 휴가횟수는 5.7회였다. 격년으로 한 번씩 다녀 온 셈이다.

설문에 참여한 이순종 한화 부회장과 이영일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조사 대상 기간 중 한 번도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않았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은 단 한 번에 그쳤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은 두번, 전경두 동국제강 사장과 최원표 한진해운 사장은 각각 세 번씩 휴가를 쓴 것으로 답했다.

매년 휴가를 다녀 온 CEO는 김용철 대상 사장,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 허승조 LG유통 사장, 김송 포스틸 사장,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이었다.

올 여름 휴가계획에 대해 조사 대상 중 20명(64%)이 '계획이 있다', 8명(25%)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행기 대상 부회장, 이순종 부회장, 이영일 사장 등 3명은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했다. '올 여름휴가는 어떤 방법으로 보내겠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외 여행'이 9명(29%), '출장을 겸한 국내외 여행'이 7명(22%)이었다. 김흥기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용철 사장, 이순종 부회장 등 3명은 'CEO 세미나 참가를 휴가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CEO에게 휴가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꼴인 80.64%(25명)가 '사업 구상 및 재충전'이라고 답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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