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 경관 희생 뒤집힌 역사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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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89년 부산 동의대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다 숨진 경찰관들에 대한 20주기 추도식이 3일 오전 11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렸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법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온 경찰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경찰은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당시 시위대의 불법 폭력 행위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되는 등 동의대 사건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전도돼 고인들의 희생이 빛을 잃어 가는 데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인식이 남아 있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불법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불법과 폭력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장이 동의대 사건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동의대 사건’은 89년 5월 학내 문제로 시위를 벌이던 동의대 학생들이 전경 5명을 감금한 채 불법 농성을 벌이다 진압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져 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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