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당선자·코언 미국 국방장관 환담…안보공조 화두는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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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2일 당 총재실에서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과 만나 한.미 안보 공조체제와 북한정세를 주제로 30여분간 환담했다.

金당선자가 "안보와 경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다" 며 "IMF 위기를 북한이 악용하려 할 경우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 고 하자 코언 장관도 공감을 표시했다.

면담에선 가장 관심을 끈 미국의 무기 구매 요청과 관련된 발표는 없었으나 깊은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나 金당선자의 국방예산 삭감방침에 신중론을 강조,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다음은 대화요지.

▶金당선자 = 북한은 경제상황이 어렵지만 군사력에선 강점이 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군사력을 결코 등한시할 수 없다.

경제가 힘들수록 안보를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새 정권의 당면과제는 남북교류를 실현하는 것이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용납하지 않겠다.

▶코언 장관 = 21일 비무장지대 (DMZ) 를 살펴봤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오타와 대인지뢰 제거협정을 거부한 것도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金당선자 = 한.미간의 안보 협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북한이 양국을 이간해 틈새를 벌리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동북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세력균형이 필요하다.

통일후에도 한국.일본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한다고 본다.

그것이 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코언 장관 = 21일 한.미연합군 합동군사훈련을 지켜보니 한.미 협조체제가 탄탄하다는 것을 느꼈다.

양국의 군사협력은 하나의 단위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국방예산의 삭감에 대해선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베이징 (北京)에서 중국과 해군 군사협력 협정을 맺었다.

미국.중국의 군사교류가 한반도와 아시아의 군사적 안정및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金당선자 = 우리의 걱정은 미 의회내에 한국에 대한 경제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이다.

(코언 장관이 공화당출신임을 감안) 한국이 어려울때 미국이 도와줄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해달라.

▶코언 장관 =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국제사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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