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리양 살해범 '연극성 성격장애?'…전문의 의견듣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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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朴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살해범 전현주 (全賢珠.28) 씨는 과연 공범이 있는가, 아니면 가공의 공범을 창조하고 있는가.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 (부장 閔亨基부장판사) 는 20일 全씨에 대한 4차 공판에서 피고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검찰측 요구를 받아들여 성격장애 전문의 宋수식 박사를 불러 증인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변호인이 아닌 검찰이 이례적으로 피고인에 대해 정신감정을 요청한 것은 全씨의 완벽한 시나리오에 재판부와 검찰이 고민에 빠졌기 때문. 검찰은 全씨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바꿔 줄곧 공범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공상 속의 일을 현실로 믿는 성격장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全씨가 구속 이후 구치소 안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존재하지도 않는 사건의 시나리오를 계속 수정.창작해 나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검찰은 그 증거로 全씨가 93년 7월 적십자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아 '연극성 성격장애' 란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연극성 성격장애란 가공의 인물과 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자신을 그 주인공으로 착각하는 성격장애의 일종. 검찰은 全씨가 죄책감을 덜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 자신을 성폭행하고 나리양을 직접 살해한 공범들을 창조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2월1일 따로 특별기일을 잡아 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宋박사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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