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턴사원 박람회…'베스콘연구소'근로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몸은 힘들지만 이만한 사회경험이 어디 있나요. 막연히 알고만 있었던 기업 돌아가는 사정도 이해할수 있어 졸업후 취업전략을 짜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중앙일보사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주최한 '중소기업 인턴사원 박람회' 를 통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베스콘연구소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민아 (李閔아.여.연세대 1년) 양. 李양은 요즘 영어학원다니랴 회사에 출근하랴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새벽 6시면 집을나선다.

李양과 같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이 연구소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학생은 모두 9명. 모두 내달 22일까지 두달동안 한달에 65만원의 급료를 받는 '계약직 사원' 들이다.

그러나 계약직임에도 이들 인턴사원의 일에 대한 의욕은 남다르다.

현재 李양등이 맡고있는 일은 제품판촉과 시장조사. 매일 9시까지 출근해 1시간동안 그날그날의 판촉회의에 참가하는 시간외에는 종일 수도권 지역의 안경점등을 돌며 제품판촉과 시장조사를 하는일에 매달린다.

“해외연수만 연수인가요. 이렇게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 것도 해외연수 못지 않은 자기계발 기회이지요.” 올 2월 해외 어학연수를 준비하다가 최근 외환위기로 연수를 포기한 황신정 (黃信.여.이화여대 4년) 양은 “요즘같이 취직이 어려운 때에 직접 실무경험을 쌓게돼 다른 취업 경쟁자들보다 한걸음 앞서간 기분입니다” 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턴사원 가운데 유일한 고등학생인 구민재 (丘旼載.대광고3년) 군은 형.누나등 같은 인턴사원에게서조차 고지식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쉼없이 일하는 억척파로 꼽힌다.

丘군은 “수능시험을 본 뒤 컴퓨터 학원비와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턴사원에 지원했다” 며 “처음 해보는 사회경험이니만큼 스스로를 시험한다는 자세로 일에 몰두하고 있다” 고 야무지게 말한다.

이 회사의 이무걸 (李茂杰) 사장은 “예전엔 아르바이트 학생은 일주일도 안돼 '힘들다' 며 그만둬 학생고용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면서 “IMF체제 이후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줄어 들어서인지 시키지 않은 일도 자발적으로 하는등 학생들의 자세가 크게 바뀌었다” 고 말했다.

베스콘연구소는 이들 인턴사원중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본인이 원할 경우 졸업후 정식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등 이번 학생 인턴사원제를 성공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