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시대 내집 마련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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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부가 조만간 수도권에서도 공공개발택지를 제외한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 분양가를 전면 자율화 하기로 해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전략도 대폭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같으면 청약통장에 가입, 순위를 기다려 목좋은 곳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내집도 마련하고 덤으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노릴수 있었지만 앞으로 인기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이 크게 오를 소지가 많아 청약통장 메리트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부동산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어 분양가가 자율화된다해도 기존 집값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값이 뛸 소지도 없지 않아 세심한 내집마련 전략이 요구된다.

◇ 장기 청약통장소지자 = 지역우선순위나 배수내에 청약이 가능한 경우 조바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우선 택지개발지구를 노리면 된다.

이 곳은 여전히 분양가 제한이 풀리지 않고 배수제 등이 적용돼 장기청약통장소지자에게는 유리하기 때문. 올해 분양일정이 잡혀 있는 수도권 택지개발지구는 11곳, 4만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분양가 제한이 풀리는 인기 민간택지도 분양가격이 높아져 종전보다는 시세차익이 다소 떨어질 전망이지만 어느 정도 이익은 기대되기 때문에 원하는 지역이면 과감히 청약할 필요가 있다.

◇ 단기청약통장소지자 = 배수내에 진입하지 못했거나 갓 1순위에 진입한 통장 소유자자는 이번 자율화 조치로 상당한 불이익을 당하게 됐고 자금사정에 따라 내집마련 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자금여력이 있는 사람은 청약통장을 포기하고 최근 입주가 시작된 대단지나 역세권 주변 아파트를 고르는 게 좋다.

입주가 진행중인 대단지에는 잔금을 내지 못해 연체위기에 몰려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싼 매물이 즐비하다.

부동산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70%선에 머물고 있고 목좋은 곳의 공급물량도 많지 않아 대단지나 역세권 시세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 현재 매물이 많이 나와 있는 수도권 신규 입주단지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건영 (1천가구)▲금천구 시흥동 벽산 (2천3백가구)▲수원 영통지구 (1만3천가구)▲고양시 일산동 동문 (9백가구)▲고양풍동 성원건설 (1천가구)▲남양주시 창현지구 (4천5백가구)▲남양주시 덕소현대 (9백82가구) 등이다.

통장가입 기간이 오래 되지 않은 사람중 자금여력이 없다면 순위내에 진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를 노리거나 입주시기가 남아 자금계획을 세울수 있는 수도권 미분양아파트를 사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 청약통장 없는 사람 = 우선 목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금여력이 있는 단기청약소지자처럼 입주가 진행중인 대단지쪽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큰 돈이 없다면 재건축대상 노후 아파트나 재개발 주택을 사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분양가 제한이 풀리면 재건축.재개발아파트중 일반 분양분 분양가격이 오르게 돼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종전보다 커지기 때문. 이때 직접 살 여건이 못되고 적어도 2~3년이후에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면 이주비가 지급되는 곳을 노리는 게 좋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이주비를 끼고 사면 초기부담이 적고 나중에 입주때 기존 전세금으로 이주비와 추가부담금 등을 내면 된다.

장기적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면 이주비가 지급되는 지역보다 가격이 높지 않은 초기지역에 들어가 사는 방식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철거시점에 이주비가 나오므로 이 돈으로 세를 살다가 나중 완공된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작은 돈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손용태 기자

*도움말 =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거성부동산정보 이완준사장.21세기컨설팅 양화석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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