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그룹,전격 화의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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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보성그룹이 12일 전격 화의를 신청하자 대구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해 12월26일 청구그룹의 화의신청 ▶지난 3일에는 지역 최대의 건축자재업체인 ㈜홈센터 부도 ▶10일 지역 최대 레미콘생산업체인 ㈜경북콘크리트 화의 신청등. 이러다간 살아남을 지역 건설업체가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시민들을 엄습하고 있다.

내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던 대구.경북지역 아파트 입주예정자 9천3백여명도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보성그룹이 짓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아파트는 모두 9천3백59가구 (전국 1만5백81가구)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여서 공사지연에 따른 입주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13일 "우리집은 어떻게 되느냐" 는 입주 예정자들의 문의전화가 회사.언론사등에 쏟아졌다.

시 관계자는 "보성의 화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마지막엔 보증기관인 주택공제조합에서 사업자를 선정해 공사는 하겠지만 협력업체와의 협의과정을 거칠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화의결정이 날때까지 (약 6개월) 공사가 중단될 수 도 있겠지만 보성과 보증업체가 공사를 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주택공제조합이 계약금.중도금을 전액 배상할 것" 이라고 말했다.

…청구의 화의신청으로 곤욕을 치른 지역 업계는 또다시 보성그룹의 화의신청으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13일 지역 주택업계에는 "보증을 서지 않았느냐. 회사는 괜찮느냐" 는 문의전화가 빗발쳐 일손을 잡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청구의 화의신청 이후 아파트 중도금 납입액이 크게 줄어 애를 먹고 있는데 보성사태까지 터져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며 "입주예정자들이 중도금을 제때 내야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고 중도금 납부를 호소했다.

…보성이 시공중인 16개 토목.건설공사현장 가운데 대구지하철등 관급공사 현장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현장이 많게는 10개 업체까지 컨소시엄형태로 공사를 맡은데다 보성이 공사를 못하더라도 보증업체가 시공할 수 있어 대구시등 발주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중구남산동 보성그룹 본사에는 이날 총무과등 직원 10여명만 출근해 외부전화를 받았고 간부등은 다른 장소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대구 = 송의호.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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