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국 하버드의대 윌리엄 덱교수…장기이식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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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83년은 인간의 장기를 부품으로 생각하는 미래지향 의학자들에게 특별한 해였다.

곰팡이에서 추출한 면역억제제가 장기이식에 따른 인체 거부반응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 심장의 경우 연 1백개를 헤아리던 이식건수는 장기이식의 새 돌파구 마련으로 3천개를 넘어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를 맞는 의학계는 또다른 문제에 봉착해 있다.

장기제공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美 보스턴 하버드의대 MGH (메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 병원 심장내과장 윌리엄 덱교수의 고민도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만 심장병으로 매년 20만명이 사망하고 있지만 실제 심장이식을 받는 환자는 1.3%인 2천6백명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가 이식분야에 종사하는 의학자들에게 절망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현행 생체이식은 15만~27만불에 이르는 고액치료비, 이식후 나타나는 고혈압.신부전.관상동맥등 약물부작용, 이식후 5년 생존율 60%라는 문제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과제는 동물장기의 이식. "돼지심장을 침팬지나 원숭이 등 실험모델에 옮기는 이종간 장기이식은 MGH를 비롯, 미국에서만 2백여건이 진행 중이어서 인간에게는 5~10년사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장기 생존율과 직결된 거부반응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침팬지는 숫자가 제한돼 있으며, 동물을 죽여야하는 윤리적 문제도 있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인류가 최종 목표로 하는 것은 인공장기의 개발이라는 것. 그러나 여기에도 혈전이 생기지 않는 재질 개발, 내구력과 소형화, 게다가 개인당 8만불 이상이나 들어가는 의료비등 의공학과 사회가 감당해야할 문제가 산적돼 있다.

윌리엄교수는 "장기부족을 해결하는 노력만큼 병든 심장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 들려준다.

바이러스를 이용, 심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주입하거나 건강한 심근세포를 이식, 자라게 해서 죽은 심근세포를 대체하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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