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카사노바가 되고 싶은 남성의 희망은 영화 ‘7년만의 외출’에 잘 나타나 있다. 1955년 작품인 이 영화는 환기통의 바람으로 마릴린 먼로의 치마가 올라가는 장면으로도 아주 유명하다. 시대의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가 보여주는 백치미는 남자들의 단순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결혼 7년차의 리처드는 아내와 아이를 피서지로 보내고 오랜만의 해방감을 맞이한다. 남자가 혼자 있으면 딴생각을 하는 법. 2층에 이사 온 아름다운 아가씨(마릴린 먼로)와 아슬아슬한 이벤트를 시작한다. 극중 리처드의 심리변화는 유부남의 바람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금발의 아가씨를 집으로 초대하고 온갖 환상에 사로잡힌 리처드의 모습은 ‘불륜도 참 아빠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막연한 불륜의 상상 속에서 모든 여자들은 리처드에게 매달린다. 여성들의 끝없는 구애 속에 리처드는 항상 젠틀하지만 마초로 남아 있는다. 모든 대사는 명령형이며 이미 바람난 남자가 가족 걱정을 한다. 선을 넘은 남자에 대한 판결은 아내의 몫이란 걸 모르는지 힘들어도 자신을 잊으라는 망언을 서슴없이 외쳐댄다. 현실 속에서 리처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미인에게 늑대의 본성을 숨긴 채 젠틀하고 다정한 남자로 비춰지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모든 남자들이 연애에서 가장 어렵다는 여자친구 말에 무조건 맞장구치기까지 구사한다. 리처드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먼로의 딱 한마디 대사가 만들어 놓은 걸작이다 “전 집에선 냉장고에 팬티를 넣어놔요.” 더운 여름에 좀 시원해보고자 냉장고에 팬티를 넣어뒀다는 이 백치미 철철 넘치는 대사 한 마디는 상상 속의 마초로만 살아가던 아빠를 단박에 햄릿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로 고민했다면 리처드는 바람을 필까 말까를 고민한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 한다. 사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그 불타는 감정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하지만 아빠와 아내라는 테두리에 갇혀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시간이 지겨운 것은 아닐까? 때론 일탈을 꿈꾸며, 가끔 이기적인 아빠, 엄마가 된다면 이들의 유효기간은 평생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뉴스방송팀 강대석 기자, 진행 주혜경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