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노프 러 전권대표 방한 이틀 전 돌연 취소 … 천연가스 논의 계획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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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4명, 기업인 30명과 함께 27일 서울에 올 예정이던 올레그 사포노프(사진) 러시아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의 방한이 전격 취소됐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러시아 내부 사정으로 방한을 취소한다고 25일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알려 왔다”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일정이 갑작스레 잡힌 것을 연기 사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까지 잡혀 있던 상황에서 방한 직전에 방한 취소를 통보한 것은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사포노프 대표의 갑작스러운 방한 취소로 극동지방의 천연가스 도입 문제 등을 본격 논의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부총리급의 사포노프 대표는 사할린 등 러시아 극동 지역 10개 주로 구성된 극동관구를 관할한다.

사포노프 일행은 2박3일의 방한 기간 중 유명환 외교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과 만나 한·러 경제협력 사업을 논의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특히 러시아~북한~남한을 잇는 가스관을 건설하거나 선박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25일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에 관심을 표시했다. 하지만 앞서 방한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황에서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 실현은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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