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가부도 임박]국내업계 파장(4)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외환위기가 지불유예 (모라토리엄) 직전까지 가면서 한국기업에게도 발등의 불이 떨어지고 있다.

수출상담이 중단되고 현지 진출 기업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상황이 점차 안좋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많은 인도네시아 지역의 피해가 큰 편이어서 자카르타현지 LG전자의 경우 TV생산을 지난달부터 사실상 중단했고,에어컨과 냉장고 등도 최고 50%까지 생산을 줄였다.

삼성전자 현지공장도 TV와 VCR중 내수용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고 수출용 제품만 만들고 있다.

삼성은 현지 공장 가동률을 50%미만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현지 내수용 제품을 수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무역업체들도 인도네시아와 태국 양국에 대한 수출을 중단한 채 현지 환율동향 등을 주시하며 대책을 강구중이다.

삼성물산은 "태국에 2억2천만달러, 인도네시아에 1억9천만달러정도 수출하는데 지금은 수출 상담이 중단된 상태" 라고 말했다.

지난해 양국에 2천5백만달러어치의 가전제품을 수출했던 대우전자도 이달부터 수출을 거의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금호타이어의 자카르타 대리점들의 경우 환율폭등으로 한국에서 수입 판매하는 타이어가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자카르타 무역관은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던 세피아.엑센트 등의 차량 판매도 사실상 중단됐다" 고 말했다.

현지 투자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우리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8건 승인에 그치는 등 크게 줄고 있다.

기아의 경우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에 참여해 올해말 공장 준공예정으로 현재 공정이 70%정도 진행중인데 타격이 있을까 우려되고 있다.

LG그룹은 현재 계열사별로 진행중인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투자계획중 상당부분을 포기하거나 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진행중인 건설공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은 현장 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며 "현지 진출 업체들의 대응상황을 파악중" 이라고 말했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진행중인 공사는 인도네시아가 36건 29억달러, 태국은 25건 12억달러 규모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건설사들의 프로젝트자금 회수가 당분간 불가능해질 것" 으로 우려했다.

이원호.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