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녀회 최고]벽산 APT 부녀회 4년째 단체 분리수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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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IMF시대니까 아껴쓰자” 며 뒤늦게 호들갑을 떠는 사회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4년전부터 철저한 분리수거와 재활용품 이용으로 '환경보호+절약+수익' 의 일석삼조 (一石三鳥) 를 이룬 '또순이' 주부들이 있다.

서울강북구수유2동 수유벽산아파트 부녀회 (회장 李南俊.50) 회원 40여명은 매달 첫째.셋째 월요일 오전8시면 초록색 앞치마를 두르고 이 아파트 14개동 1천4백54가구에서 분리한 쓰레기를 재분류하느라 분주하다.

분류요령의 핵심은 신문.PET병.우유팩등 '재활용품' 을 최대로 늘리고 음식물쓰레기.라면봉지.비닐등 '순수 쓰레기' 를 최소화하는 것. 4년동안 습관이 되다보니 예전엔 낮12시나 돼야 끝나던 작업이 이젠 30분이면 '땡' 이다.

이같은 '쓰레기최소화작업' 은 두말할 것도 없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

아파트 주변이 깔끔해진 것은 물론 자연보호도 되는 것. 버릴 쓰레기가 줄면 쓰레기봉투값이 절약되는 것은 당연지사. 예전엔 한가구당 매달 20리터들이 쓰레기봉투 10개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이를 1개로 줄여 단지 전체가 매년 5천5백여만원을 아끼고 있다.

분리수거는 짭짤한 (?) 수익도 가져다주고 있다.

이들은 4년동안 매달 20여만원의 재활용품을 팔아 5백여만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농수산물직거래 알뜰시장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보태면 기금 규모는 도합 1천여만원. 부녀회는 최근 이 돈으로 화장실 변기의 물을 40%까지 줄이는 '절수기' 를 구입, 전 가구에 무료로 보급했다.

'환경을 보호하는 주부들의 은행' 은행장을 자처하는 회장 李씨는 “가계.기업.정부 모두 이처럼 알뜰살뜰 살림을 꾸리면 경제가 회복되지 않겠느냐” 며 웃음지었다.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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