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미국 금리 영향, 3분기도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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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파가 예상 외로 크다. 그동안 바닥을 다지며 하방 경직성을 보였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이틀 연속 속절없이 하락했다. 연초부터 금리인상 계획이 예고됐기 때문에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이번 금리인상에 따른 결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번 인상 조치는 기존 전망대로 충분히 주가에 반영돼왔지만 문제는 추가인상이다.

미국의 FOMC 관측 전문가들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2000년 초 침체 국면에 들어간 뒤 경기부양책을 통해 지난해 회복하자 4년 전 6.5%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금리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물가상승의 가능성은 차단되지만 소비와 투자에는 찬바람이 불게 된다.

이는 곧 국내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누려온 정보기술(IT)산업이 문제다. 삼성전자가 45만원을 밑돌고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내리는 것도 이 같은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중국의 긴축과 국제유가의 불안도 하반기 증시에 먹구름이다. 이라크 사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벌써 올 겨울 난방유 부족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국내경제와 증시는 3대 악재의 영향권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지면 2분기까지 좋았던 기업 실적도 3분기 이후에는 나빠질 수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44%에 가깝기는 하지만 매수세가 약해진 것은 증시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는 요인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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