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관계자는 4일 "그동안 은행신탁의 주력상품이었던 불특정금전신탁의 판매와 추가 적립이 전면 금지돼 은행 신탁계정의 수신고 감소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특정금전신탁의 신상품 개발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은 우선 불특정금전신탁의 수신고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이탈하는 고객은 투신사 수익증권 판매를 통해 붙잡을 계획이다. 각 은행들은 이에 따라 투신사의 수익증권이나 주가지수 또는 환율 연계 복합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4%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불특정금전신탁마저 팔 수 없게 되면 은행은 경쟁력 있는 수신상품이 없다"며 "대신 전국 지점망에서 투신사 수익증권을 판매해 수수료 수입을 얻는 쪽으로 전략을 바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정금전신탁은 부자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상품으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거나 우량 중소기업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등의 신상품을 이달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권은 또 내년 도입 예정인 퇴직연금신탁이 앞으로 은행신탁의 주력 부문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상품 개발과 영업조직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불특정금전신탁=여러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주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투자신탁회사 수익증권과 성격이 거의 같지만 판매는 각기 다른 법에 의해 이뤄졌다.
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