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내뿜는 '자연의 힘' 피톤치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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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산에 가지 않고도 산림욕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산림의 정기''자연의 살충제'로 일컫는 피톤치드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된다. 우리 선조들은 피톤치드를 주로 식생활에 활용했다. 송편을 만들 때 솔잎을 넣은 것이 좋은 예다. 솔잎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방부(防腐)작용을 하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생선 횟집에서 도마를 편백나무.소나무로 만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집을 지을 때도 피톤치드는 유용하다. '나한백으로 지은 집은 3년간 모기가 없다'는 말이 있다. 피톤치드는 새집 증후군을 막는 데도 효과가 있다. 건자재시험연구원은 최근 엔바이타㈜가 개발한 편백 피톤치드 캡슐(상품명 피톤치드 엔)을 벽지에 바른 뒤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포름 알데히드 제거효과를 측정했다. 결과는 97%가 감소했다.

알레르기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임업연구원 강하영 박사는 "피톤치드가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톤치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자연치유력도 강화한다. 이는 임업연구원과 충북대 수의대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쥐에게 피톤치드를 공급하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혈중 농도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25~70%나 낮아졌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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