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진, 구미호로 변신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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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의 전진(24)이 검을 빼들었다. 19일 첫 방영하는 KBS 미니시리즈 '구미호 외전'에서 구미호족의 젊은 수장(首長) 무영으로 변신한 것. 총 투자액 100억원의 이 초대형 작품에서 그는 인간과 금단(禁斷)의 사랑에 빠진 구미호족 전사 시연(김태희)에 대한 외사랑으로 목숨까지 건다.

시트콤 '논스톱4'(MBC)에 출연한 경력이 전부인 그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역일 수도 있다. 그러나, 광주시의 20억원짜리 세트장에서 만난 그는 씩씩했다. 채 가시지 않은 페인트 냄새와 먼지, 무엇보다 후텁지근한 날씨. 그 속에서 목깃이 높은 긴 가죽 코트와 가죽 바지를 껴입고도 표정이 밝기만 하다.

"첫 정극(正劇) 연기라고 다들 걱정하시지만 '연기'라는 측면에선 시트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매회 다양한 상황과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이 단련됐다면서도, 무영 역이 쉽지만은 않다고 금세 속내를 털어놓는다. "원래 목소리가 하이톤인 데다가 성격도 급하거든요. 최민수 선배님처럼 낮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연기하려니까 너무 힘들어요."

물 한 잔을 마셔도 '무게있게'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며, 씩 웃는다.

구미호 전사들의 수장으로 나오는 만큼 와이어 액션과 무술 연기도 필수다. "액션은 100% 직접 소화한다"고 자랑스레 말하면서 손바닥 여기저기에 박힌 굳은살이며 상처들을 보여줬다. 그의 연적(戀敵) 민우 역의 조현재가 "아직까지는 부하들 앞에서 칼을 빼들고 무게 잡는 장면 밖에 없었다"며 귀띔했다.

최근 MBC 드라마 '불새'로 큰 인기를 모은 에릭과 영화배우로 나선 김동완 등 연기를 병행하는 신화 멤버들이 그에겐 힘이 된다. "요즘은 모이면 앨범 얘기보다 연기 얘기를 더 많이 한다니까요."

이달 중순 신화 7집이 발매되면 가수 활동도 해야 한다. 그래도 연기 욕심을 놓을 순 없다. "전공(경기대 다중매체학과)도 연기 쪽이고…, 제가 쉰이 넘어서도 댄스 가수를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내내 틈만 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외치던 그의 목소리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광주=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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