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널톱]KBS2 '진달래꽃 필때까지' 귀순무용수 일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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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북한이 드라마의 내용을 빌미로 KBS를 폭파하겠다고까지 위협했던 화제작이 5일부터 방영된다.

KBS2가 5일부터 월.화 밤9시50분에 방송하는 8부작 미니시리즈 '진달래꽃 필때까지'가 그것. '진달래꽃…' 는 95년 영국에 머무르던 중 남편및 두 아이와 함께 귀순한 무용수 신영희씨의 일대기를 그렸다.

남포 예술학원에서 가극 '피바다' 를 공연했던 신영희. 그는 이내 북한 최고 예술단인 만수대에서 활약케 된다.

그러면서 신영희는 김정일의 비밀파티에 불려가게 된다.

이른바 '기쁨조' 가 된 것. 그의 친구들 중에도 권력자의 노리갯감이 됐다가 숙청당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우연한 사건으로 기쁨조에서 쫓겨나는 신영희. 그 뒤 유능한 외환딜러 최세웅과 결혼한다.

그러나 최세웅이 북한의 의심을 받기 시작하며 두사람은 한국으로의 탈출을 결심한다.

북한이 이 드라마에 대해 문제삼은 것은 비밀 파티등 북측의 정권 부패상을 다룬 부분. 북한은 지난해 11월16일 평양방송을 통해 이를 '모략' 이라며 KBS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고 12월초에는 서울용산구청파동 일대에 폭파 위협 엽서가 나돌기도 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극작가.PD.주요연기자의 집 주변을 경찰이 지키고 있을 정도. 주인공 신영희역은 미스코리아출신 탤런트 염정아가 맡았다.

'진달래 꽃…' 은 영화처럼 야외는 물론 스튜디오촬영에서까지 카메라 1대만을 사용했다.

보통 드라마 스튜디오촬영에서는 몇군데에 위치가 정해진 스튜디오용 카메라 3~4대를 쓴다.

반면 작은 카메라를 1대만 쓰면 연출자가 원하는 위치에 카메라를 마음대로 놓고 장면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예술을 추구하는 영화감독들은 1대의 카메라만을 사용하는 것이 상례다.

드라마의 90%이상이 이미 촬영을 마친 것도 특징. 미니시리즈는 빨라야 방송 나갈 차례의 1주일전에 촬영을 끝내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진달래꽃…' 는 충분한 제작시간을 가졌다는 얘기로 KBS측은 그만큼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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