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무소속 당선 후 복당보다 민주당 승리 원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고향 방문 길에 함평을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전남 함평 엑스포공원 곤충나비생태관에서 나비를 날린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23일 14년 만의 고향(전남 신안군 하의도) 방문에 나섰다. 4·29 재·보선을 코앞에 두고 이뤄진 김 전 대통령의 방문은 당 안팎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왔다. 특히 그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김심(金心)’ 논란도 일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호남행 KTX 열차 안에서 4·29 재·보선 유세 지원차 전주로 향하던 한명숙 전 총리와 조우,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후 한 전 총리는 전주 완산갑에 출마한 이광철 민주당 후보 지지 연설 도중 “김 전 대통령이 내게 ‘이번 선거는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 무소속 한두 명이 당선돼 복당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전주 시민이 똘똘 뭉쳐 민주당을 밀어줄 때만 MB(이명박) 악법을 막고, 민주주의·남북 관계도 바로 될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측은 “김 전 대통령이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에 맞서 싸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은 “김 전 대통령이 진짜 그런 얘기를 했는지 확인된 뒤에야 입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등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MB 측근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검찰은 전 정권에 대한 저인망식 보복, 야당 탄압식 수사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특검법 제출 배경을 밝혔다.

법안은 ▶2007년 대선을 전후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이명박 후보 측근에게 10억원을 제공한 의혹 ▶천 회장이 이 후보 측에 특별당비 30억원을 대납한 의혹 ▶박 회장 등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이를 은폐하고 기획 출국했다는 의혹 등 3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민주당이 오죽 다급하면 초미니 재·보선을 앞두고 대선급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지 안타깝다”면서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일축했다.

강찬호 기자, 목포=백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