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2국>
○·쿵제 7단 ●·저우루이양 5단준결승>
100으로 때려내며 버티는 척 해봤으나 이 패는 흑의 꽃놀이 패. 팻감도 없고 대마가 걸린 마당이라 103(▲의 곳)으로 따내자 금방 104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구차하지만 106도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수. 여기서 백이 크게 당해 형세는 다시 백중으로 변했다. 반 집의 눈금을 세는 피곤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저우루이양 5단이 107로 삭감해 왔을 때 쿵제는 다시 한 번 기로에 선다. 이런 장면에선 누구나 ‘참고도1’ 백1로 붙이고 싶은 유혹이 든다. 흑이 2로 물러서 주기만 하면 5까지 틀어막아 집이 통통하다. 그러나 이런 첨예한 형세에서 상대도 두 손 놓고 당할 리 없다. 만약에 ‘참고도2’ 흑2로 젖혀오면 어떡하나. 체면상 3으로 끊어야 하는데 4로 전면전을 걸어오면 잡을 수 있나. 침착한 쿵제는 중앙을 내주고 멀리 110으로 자중하며 호흡을 길게 잡는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