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학교 '컴퓨터학습' 길 열어…2차 정보화 사각지대 PC보내기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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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마우스란 영어로 생쥐라면서요. 쥐처럼 생긴 것 하나로 이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해요." 지난 22일 전남함평군대동면용성리 대동초등학교 (교장 尹錫澤) 2층 PC실습실. 중앙일보가 삼성전자.삼성SDS와 함께 펼치는 '정보화 사각지대 PC보내기 운동' 2차 행사장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PC와 마우스를 조작하고 있다.

이 곳은 호남선 학교역에서 내려 30리를 더 들어가야 하며 마늘과 양파 경작이 주업인 전형적인 농촌이다.

전교생 68명에 교사도 9명에 불과하다.

이 학교에 PC가 처음 들어온 것은 90년. 당시 공중전화를 사용하고 남은 돈을 돌려주지 않고 한국통신이 이를 모아 농촌학교 PC 보급 재원으로 활용한 덕택에 286급 로열컴퓨터 19대를 기증받았다.

그러나 이 컴퓨터는 3년만에 모두 고장나버려 그 후 4년간 이 학교 어린이들은 PC 없이 지내야 했다.

교사들은 교육청 등 백방으로 수소문해보았지만 초창기에 PC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순번이 뒤로 밀려 있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나마 석달전 한국통신 나주연수원의 도움으로 폐기처분 직전의 386급 PC 4대를 지원받아 지난달부터 PC교육을 시작했다.

이같은 사정을 알게 된 삼성전자가 PC보급 대상으로 이 학교를 선정한 것이다.

이 회사에선 최고급 586급 펜티엄 PC 5대를 기증했으며 삼성SDS는 설치작업.교육과 함께 PC통신 유니텔 ID와 1년 무료 사용권을 지원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을 위해 방학 기간에도 PC실습실을 오전7시부터 개방할 계획이다.

졸업을 앞둔 6학년 학생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맡기로 했다.

PC교육 담당 이현숙 (李賢淑.여) 교사는 "4~6학년을 대상으로 방학동안 1주일에 두번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구형 컴퓨터밖에 없어 도스로만 일부 실습을 했지만 이번 겨울부터 윈도95로 수업이 가능하게 됐다" 고 말했다.

그동안 그림의 떡이었던 교육부 제작의 학습용 프로그램과 각종 CD롬도 생생한 동영상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사들도 컴퓨터로 중앙일보 인터넷 전자신문 등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PC통신으로 각종 농산물 시세도 알아볼 수 있다는 삼성SDS측 설명에 尹교장은 "학교 부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 PC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함평 =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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