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 대리점' 확산…재택근무하며 본사-고객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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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점포나 사무실이 필요없는 대리점을 모집합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본사로서는 무리한 점포확장에 따른 출혈이나 부실화를 방지할 수 있고 대리점.체인점주는 큰 밑천 안들이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무점포 대리점.체인점' 이 새로운 마케팅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집등에 전화.컴퓨터통신장비를 갖춰 놓고, 고객의 주문을 받은후 본사에 연락하면 본사에서 물건을 손님에게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대리점 주인에게는 일정 수수료가 주어진다.

대리점주는 자신의 책임하에 다시 직원을 고용할 수가 있어 넓은 의미의 방문판매라고 할 수도 있는데, 최근 불황을 타고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 CC마트 = 중고컴퓨터 판매업체 CC마트 (080 - 966 - 8000) 는 기존의 60여개 체인망과는 별도로 이달부터 무점포 대리점 모집에 나섰다.

대리점 자격으로는 사무실은 필요없고 재택근무할 수 있는 컴퓨터및 통신망을 갖추고 있으면 된다.

필요한 자금은 본사에 내는 가맹비 5백만원과 운전자금 1백여만원 정도. 최소한 6천만원이 들어가는 기존 대리점에 비하면 훨씬 부담이 적다. CC마트측은 "영업은 컴퓨터 통신망.팩시밀리.전화로 하고 본사를 물류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업실패시 재고부담도 없다" 며 "마진이 15%선으로 기존 대리점보다는 5%포인트정도 낮지만 밑천이 적게드는데다 컴퓨터사용법 교육등으로 부수적인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고 말했다.

◇ 에스티씨 = 자동차원격시동경보기를 생산.판매하는 ㈜에스티씨 (02 - 3412 - 2722) 도 최근 무점포 체인점 모집에 나섰다.

차량 1대와 휴대폰.삐삐만 있으면 물품구입비 5백만원과 보증보험료 6만원으로 누구나 개설자격을 갖는다.

본사에서 무료기술교육을 시켜주고 영업에 필요한 카달로그등 홍보자료를 계속 지원해주기 때문에 특별히 더 들어갈 것은 없다.

체인점주는 지역내 자동차영업소등을 수시로 방문, 카달로그및 홍보물을 배포하고 새 차를 사는 사람이 경보기를 설치할 때 자동차영업사원이 연락을 취해줄 수 있도록 협조관계를 맺어놓으면 된다.

연락이 오면 바로 해당 자동차영업소로 달려가서 설치해주면 되는 것이다.

에스티씨측은 "경보기 하나 설치해줄때 4~5만원의 이익이 떨어진다" 고 말했다.

◇ 전자랜드21=가전및 컴퓨터양판점 전자랜드21 (02 - 7074 - 882) 도 최근 재택근무사업부를 신설, 김해.진주.구미.경산등 직영점을 출점하기에 시장이 좁은 소도시를 무점포 영업소로 공략키로 했다.

현재 29개의 직영점망을 갖춘 이 업체는 1개 직영점을 출점하기 우해 점포임대.매장인테리어.상품전시용등으로 평균 20억원 정도를 투자해왔다.

그러나 무점포 영업소의 경우 사업주가 팩시밀리.컴퓨터등을 갖추면 본사가 운영비용 월 20만원을 지급하고, 매출액의 5% (직영점 마진과 같다) 정도를 실적에 따라 지급한다.

전자랜드21측은 "무점포 사업은 투자의 최소화로 매출회전의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 이라며 "신규출점에 따른 제반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유진권.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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