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연재 김주영 대하소설 '아라리 난장']화가의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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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먼저 김주영선생의 삽화를 맡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대하소설에 따르는 방대한 자료수집이 숙제이기도 하다.

소설의 내용이 현대판 장돌뱅이의 삶이라고 하니 다양한 인간관계의 부딪힘과 때로는 은밀하고 추상적인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삽화라는 것이 글의 줄거리를 따른 상황의 부연설명이 된다면 너무나 일차적이고 통속적인 표현이 될 우려가 있고 내면을 표현하기에 역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글의 내용에 근거하면서 인물들이 일상적으로는 세속적이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진실한 내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때로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조형적인 회화로서의 언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작업에서는 소설의 보조역할에서 한 걸음 나아가 그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하고 극대화하여 그림이 주는 시각적인 맛을 즐기고 싶다.

독자들에게 읽고 보는 즐거움을 줄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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