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국 인디애나대 박물관 이보아 자문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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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의 외규장각 (外奎章閣) 도서 등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송환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제 논문은 바로 이런 문화재 반환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국내 처음으로 미술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보아 (33) 씨가 최근 귀국했다.

'문화재의 본국 송환에 대한 연구분석' 을 주제로 한 李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국제사법재판소의 다양한 판례를 들어 우리 문화재의 반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 논문은 미국 내무부 주관으로 지난 9월 마감한 논문 공모에서 10대 논문으로 선정돼 내년 7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문화재 본국 송환' 관련 학술발표회에서 발표된다.

또 미국 내의 가장 권위있는 미술행정 저널인 '예술행정과 법 저널' 에도 곧 게재될 예정이다.

李씨의 논문이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독특한 방법론 때문이다.

미국.프랑스.영국.한국 등 10개국을 식민지.비식민지로 나누어 이 나라들이 각기 문화재를 어떻게 정의하고 연구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문화재라고 하더라도 문화적.인류학적 배경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 李씨는 이를 바탕으로 문화재 송환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재 불법 유출은 인터폴이 규정한 마약매매 다음으로 큰 범죄입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 그리스.멕시코 등 우리와 같은 입장인 여러 나라들과 민간 차원에서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李씨는 지난 90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현재 인디애나대 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재 전문자문위원으로 근무하며 한국 문화재의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맡고 있다.

98년 1년동안은 중앙대 객원교수로 계약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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