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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보궐선거…교사들이 바라는 교육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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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와촌동 신동아아파트 외벽에 붙은 충남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 포스터. 오전부터 봄비가 내리던 20일 한 행인이 포스터를 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전임 교육감의 중도하차로 4월29일 충남도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10개월 사이 두 번이나 새로운 교육감을 맞아야 하는 교사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충남교육을 책임질 교육수장을 선출하는 일에 일선 교육현장을 맡고 있는 교사들의 바람도 다양하다. 학교교육의 신뢰회복과 참 교육 실현을 위한 분위기 조성, 청렴한 교육감, 학력 증진 등 새로운 교육감에게 바라는 일선 학교 교장·교감·교사들의 바람을 들어봤다.

권오철 충남외고 교장 “전국 최고 외고 되도록 적극 지원”

“충남에는 외고와 과학고 등 2개의 특목고가 있다. 새로 선출되는 교육감은 특목고 두 학교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서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격려해주면 좋겠다. 또 학생들이 진로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전국에 외고가 많다. 충남외고는 그런 외고들보다 늦게 시작했다. 더 많은, 여러 가지 여건을 성숙시켜주는 것이 도교육청의 역할 중 하나다. 현재 특별한 부족함은 없지만 일선현장을 맡고 있는 교장으로서 욕심은 한이 없다. 학부형들이나 지역주민들은 민족사관고, 상산고 등 전국 최고 학교와 견주고 그 학교들과 같이 되기를 희망한다. 교사들은 모두 그 수준까지 학교를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고 발전을 위해서는 도교육청 차원의 정책이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밑거름이 된다. 특히나 충남지역 학생들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동량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바란다.”

이용래 온양초 교장 “학교 간 균형 있는 지원 필요”

“도심학교 가운데는 읍·면 지역 학교보다 여건이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 도심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각종 지원이나 혜택에서 소외를 받기도 한다. 정책이나 규정 가운데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도심 변두리 학교 중 학생이 150~200명인 곳은 스쿨버스도 운행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30~40분씩 걸어서 등·하교를 한다. 반면 도심과 견줘도 학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교육수준에서 손색이 없는 일부 면(面) 단위 학교들은 지원이 많이 되고 있다. 탕정·배방에는 대기업 직원들이 많이 산다. 그런데도 면 지역이라는 이유로 급식비를 내지 않는다. 불균형이라고 본다. 새 교육감은 일선 학교들이 직면한 현안과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 균형 있는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서봉건 복자여고 교사 “지역인재양성 프로그램 구축”

“고3 담임 입장에서 새 교육감에게 바란다. 최근 성취도 평가나 공개된 수능 성적을 분석해보면 충남의 학력이 저조한데다 보다 심각한 점은 초·중학교 시절에 우수학생들이 서울, 경기지역으로 이탈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충남의 우수한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역명문학교들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지원·홍보해 주고 장기적으로 다양한 지역인재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해 주길 바란다.”

한길상 천안여중 교감 “청렴성 갖춘 후보가 당선돼야”

“교육이 중요한 만큼 그 교육수장을 새로 선출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듯싶은 현실이 안타깝다. 무엇보다 전직 교육감들의 잇따른 중도하차 때문일 것이다. 이제 앞으로는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나 교육 발전을 위해서 결코 그러한 전철이 되풀이되지 말아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렴성은 말할 것도 없고 훌륭한 인격을 가진 분이 교육감으로 당선돼 도민의 신뢰를 회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물론 학생들의 인성지도가 우선이지만 학부모들의 최대관심사인 학력 신장에 대한 묘책이 도출될 수 있어야겠다.”

오영순 아산배방중 교감 “공정한 인사정책으로 깨끗한 교육행정”

“교육은 희망이며 미래 성장의 동력이다. 충남 교육은 ‘학생은 꿈을 향한 도전과 행복’, ‘교사는 열정과 보람’, ‘학부모는 신뢰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 학교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활동으로 학력에 대한 책임 경영제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둘째, 낙후된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로 쾌적한 교육환경을 구축해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줬으면 한다. 그리고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낙오되지 않도록 교육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공정한 인사정책으로 깨끗한 교육행정을 펼쳐 교육현장이 신뢰와 화합의 장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남혜현 천안부성초 교사 “겸손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충남도민의 기대와 관심 속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다. 충남교육을 책임지게 될 중요한 자리인 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교육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에 대해 응원을 보낸다.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은 우선 교사의 사기진작과 열정으로 봉사하는 교직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또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시스템 구축, 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과정에 충실한 참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아낌없는 지원이 요구된다. 교사·학생·학부모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교육정책에 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도 교육감의 역할이다. 오직 교육을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충남도민의 신뢰 속에서 도약하고 발전하는 충남교육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석용수 천안고 교사 “소신과 용기 있는 교육감이 돼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두 아이를 둔 학부모이기도 하며 다른 한편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작지만 어찌 보면 소중할 수 있는 희망사항을 전달한다. 첫째, 이번 교육감은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투명한 교육 행정을 펼칠 수 있는 소신과 용기가 있는 교육감이어야 한다. 그런 교육감은 학생·학부모, 충남도민 전체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것이다. 서로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할 때 충남교육은 비로소 학업성적이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교육은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 양극화 문제는 단순히 도·농간의 지역적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학교·교사·학부모 사이에 내재해 있는 첨예한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조화와 연대, 공존을 통해 해결할 교육감을 필요로 한다. 이번 교육감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이념을 갖춘 후보가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21세기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이번 교육감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장기적·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정현 아산고 교사 “특성 살리도록 교장 재량권 확대”

“15일 공개된 5년 간의 수능성적 분포에서 충남이 전국 최하위였다. 심지어는 강원도나 인천보다도 낮았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충남교육을 이끌 교육감께 교사로서 몇 가지 바람을 제시한다. 첫째, 교사들의 학습 지도능력을 향상시키고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원한다. 학생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둘째, 학생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부모님들은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학교에 대한 신뢰제고를 위한 분위기 조성과 여건 마련이다. 학교는 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의 균형된 교육을 통해 전인적 인간을 육성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적 특수성과 학교별 특성을 살린 교육을 위해 학교장의 재량권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획일적인 방과후 학교 운영과 야간 자율학습은 지양돼야 한다. 학교 운영은 최대한 자율화돼야 한다.”

정리=백경미 인턴기자 bkm091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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